마흔을 두 해 넘기고 마흔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고민을 하던 중 이미 그 시간을 지나간 많은 인생의 선배 혹은 고전 속에서 알려주는 조언과 통찰력을 얻고자 마흔에 관한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의 '마흔에게'라는 책을 통해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당당히 잘 하지 못하는 나와 마주해라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완전함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그 즉시 '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걸음입니다. (...) 아들러가 말하는 진화는 위가 아니라 '앞'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을 가리킵니다. 즉, 누군가와 비교하여 '위냐, 아래냐'라는 기준으로 측정하는 게 아니라 현상을 바꾸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내닫는 것이죠 (p30~40)
인간은 새로운 일에 앞서 늘 불안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처음에는 실수와 부족함을 드려내며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도 군대에 들어와서 처음 배우는 이등병 시절에는 실수 투성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리도 무리 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울대 나온 사람이라도 이등병 모자를 씌우면 다 똑같다는 말을 하게 된 지도 모르겠습니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도 시간이 필요하고, 새로운 일을 할 때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단시간 내에 잘 해내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됩니다. 20,30대 시절에는 실수를 해도 크게 개이치 않을지 몰라도 마흔이 되면 그러한 실수의 순간을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동안 편하고 익숙한 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못합니다. 절대적인 양이 쌓아져야 비로소 사고할 수 있고,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주저함을 내려놓고 스스로 못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감사하라
인간은 누구나 혼자서 살 수 없습니다. 타자에게 도움이 되는 '공헌감'은 행복의 초석이며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산다'는 건 아직 이 세계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면 분명히 행복을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건강과 행복은 말하자면 공기와 같은 겁니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들 덕에 살 수 있었구나' 하고 알게 됩니다. 그때까지 행복을 의식하지 않았던 사람도, 불행하다고 느끼던 사람도 병에 걸리면 어제까지 행복했다는 것을 '통감'하게 됩니다 (p65~68)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숨을 쉬는 공기처럼 평상시에는 결코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파보면 건강했었던 어제가 너무 감사한 하루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년 말 독감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생을 하면서, 아픈 것이 지나고 나서야 건강한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동안 나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에 소홀한 것을 깨닫게 되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과 식단관리를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결코 내게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들도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에 감사하는 법을 배워야 됩니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라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 Karl Jaspers는 인간을 "길 위에 있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연장자가 그것을 자각하고 젊은 사람의 질문에 "그건 나도 몰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동시에 젊은 사람도 연장자에게도 모르는 것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232)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아랫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경험들을 자꾸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합리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 모르는 것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경험한 것은 장님이 코끼리의 한 부분을 만져보고 코끼리라는 동물을 유추하듯 이 세상을 다 이해하고 알 수 없습니다. 마흔에는 그러한 자존심들을 조금은 내려놓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회는 계속 발전하고 하루에도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따라서 본인의 생각만이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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